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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연필 소묘로 그려본 솔방울 _ 그들의 특별한 생존전략

by 공동이색상자 2018. 3. 5.



연필 소묘로 그려본 솔방울 _ 그들의 특별한 생존전략


솔방울은 사실 열매이지만, 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활짝 벌어진 솔방울을 보면 예쁜 꽃을 보는 것만 같다.

특히 멋들어진 솔방울은 여타 다른 꽃들과는 달리 시들지 않는 꽃처럼 그만의 모습 그대로 시간을 붙들어 매둔 듯한 기분을 가지게 한다. 


습도에 따라 벌어지거나 다물어지기는 특성 탓에 여름철에 천연 제습기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솔방울 틈 사이에 자리 잡은 씨들이 비가 온 뒤 습한 땅 위로 잘 자라나기 위해 선택한 생존 전략일 것이다.


솔방울과 비슷한 형태로 열매를 맺어 번식하는 개체 중에는 반드시 불이 난 뒤에만 번식하는 경우들도 있다. 쉬오크, 뱅크스소나무나 메타세쿼이어의 경우 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벌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불이 났을 때만 씨를 퍼트릴 수 있다. 모든 것을 죽음으로 내몬 불이 그들에게는 특별한 생존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죽어버린 이들은 그들에게 거름이 되고, 죽어가던 식물이 생전에 가리던 빛 역시 그들만의 차지가 된다. 


모든 것이 죽어가는 절망의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방법이란 것이 다소 놀랍다. 불이 나지 않는다면 그들은 번식할 방법이 없고, 또 불이 난다고 해도 그 자신 역시 살아남아야 하는 위기를 스스로 초래하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남기만 한다면 그들은 생존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맞이하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방식을 바라보며 우리는 삶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그저 주저앉아 절망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별것 아닌 그림을 그리면서도 온갖 생각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림을 그리는 단순한 재미에 더해 자연을 담아가며 얻어가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수많은 생물이 나의 삶을 위해 무궁한 가르침을 자연 곳곳에 남겨두었다는 생각에 감탄하게 된다.




글·그림 거문고자리의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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