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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삶

운명 - 임레 케르테스 #4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

by 공동이색상자 2018. 3. 20.



운명 - 임레 케르테스 #4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


이전 이야기에서 갑작스럽게 검문을 당해 끌려갔던 죄르지는 다른 유대인들과 함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 도착합니다. 4장까지의 이야기에는 아우슈비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곳에 도착해 죄르지와 다른 유대인, 혹은 당시 작가 본인이 어떻게 독일인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설명합니다. 3장과 4장을 살펴보면 독일인에 대한 시각이 아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우슈비츠에 대한 정보가 안개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었겠죠. 



사진출처 : Flickr /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현재 폴란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Auschwitz Concentration Camp)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폴란드 남부 오슈비엥침(독일어로 아우슈비츠)에 있었던 유대인 강제수용소입니다. 이곳에서 인류의 역사상 유래 없는 인권 문제를 일으켰죠. 나치에 의해 400만 명 이상이 학살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00만 명의 희생자가 모두 유대인이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중 2/3가 유대인이었던 것 때문에 아우슈비츠는 유대인 수용소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유럽에 살고 있던 1100여 명의 유대인들 가운데 60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었는데, 그중에서 아우슈비츠에서만 절반 정도가 학살되었다고 하니,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곳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본래 아우슈비츠는 작은 공업도시였습니다.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의 주축국인 독일은 1940년 봄, 친위대 장관인 하인리히 힘러가 주동이 되어 고압전류가 흐르는 울타리와 기관총 등을 설치한 감시탑을 세우고 강제수용소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1941년 히틀러의 명령으로 유대인을 대량 살해 시설로 확대되었고, 1942년부터 대학살을 실시했죠. 1945년 종전까지 그리 길지 않는 기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유대인을 학살했습니다.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유대인은 주로 열차를 이용해서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습니다. 실제로 독일은 전쟁의 막바지에도 전쟁 물자를 철도로 운반하는 것보다 유대인을 운반하는데 더 열을 올렸다고 하죠. 그렇게 운반된 유대인은 공동 샤워실로 위장된 가스실이나 군인에 의한 총살, 고문, 인체실험 등으로 죽어갔습니다. 또 질병이나 굶주림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죠. 운명의 3장에서 보면 열차로 운반되던 중 노인이 갈증으로 인해 죽어가는 모습이 나오죠. 


트렁크와 보따리를 이곳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 떠돌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말에 따르면, 나중에 모두들 자기 물건을 되찾을 거라고 했다. (중략)


독일은 유대인의 물품이나 유품을 재활용품으로 사용했고, 장신구는 물론 금니까지 뽑아 금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희생자의 머리카락을 모아 카펫을 짜고, 뼈를 갈아서 뼛가루 비료로 사용했다고 하죠. 


1945년이 되어 전쟁의 막바지가 되자 나치는 그간 대량 학살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 수용소를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소련군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수용소 건물과 막사가 모두 파괴되지 않고 남게 되었죠.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로 인해 현재 그들의 과오가 왜곡되지 않고 남을 수 있었으니 말이죠. 이후 폴란드는 이를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남았습니다. 희생된 사람들을 잊지 않고 미래로 남기자는 뜻을 담고 있죠.


유대인 강제수용소


사실 독일이 세운 유대인 수용소는 아우슈비츠 외에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우슈비츠가 알려져 있고, 체코에 있던 테레진 수용소와 독일에 있는 다하우 강제수용소, 나치 독일이 헝가리를 점령하고 설치했던 수용소도 있죠. 부다페스트 유대인 회당은 다시 수용소를 설치했던 곳으로 이곳에서 2천 명 이상의 유대인이 학살되었다고 합니다. 부다페스트에도 수용소가 있었음에도 죄르지를 아우슈비츠로 옮겼던 것은 유대인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했던 것과 국제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이유에 있을 것입니다.


우린 그 게임 안에서 국제적으로 압박 작전을 구사하려는 쪽의 유용한 도구일 뿐입니다. (중략) 이 모든 것을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떠들썩한 엄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좀더 높은 대가를 받기 위한 협박용 엄포라는 뜻이었다. (중략)


책의 1장을 살펴보면 이런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대인을 독일이 수용소로 데려가는 것에 대해 독일이 국제적 압박 작전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떠들썩한 협박용 엄포라는 표현을 살펴보자면 사실 수용소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못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포로나 도구는 살아있을때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죽여서는 가치가 없죠. 


즉 유대인들 역시 수용소에서 유대인을 학살하고 있었음을 몰랐기에 저런 대화를 주고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수용소의 삶으로 전환되고, 독일에 대한 홀로코스트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끔찍한 사건 중에 하나로 불리는 홀로코스트, 그 안에서 죄르지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떤 삶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본성인 것인지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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